머릿속에 온통 금융용어들이 떠다닌다.
공부만 하며 살수는 없는데.
슬슬 도서관에서 진득하게 앉아 있어보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영어로 질문도 던져보면서
하나둘씩 익숙한 일들에 소흘해져간다.
어제는 익숙치 않은 영타로 연습문제 옮겨적고
얼기설기 문장들을 엮느라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수업을 다녀와 노트북을 켜고 온라인 강의실에 접속해보면
교수가 프리젠테이션 창 띄워놓고 읽기만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이러고도 돈버는구나 싶고,
나는 이래도 살아갈 수 있을지 가끔, 또는 자주.
의심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저녁쯤 되니 레포트건 전공이건 집어던지고
받아둔 영화중에 아무거나 클릭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어
잽싸게 실행에 옮겼다.
영화는 타인의 삶 이었다.
지릿지릿하는 영화였다. 완전한 자유도 완전한 공화당도 없고
완전한 영웅 완전한 예술가도 나오지 않아 영화는 시종일관 생생하다.
영화가 끝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한 이틀 손놓고 있었던 운동을 다녀왔더니
좀 피곤하다. 졸리고.
내일 제출하는 것 정도는 해놓고 자야지.
아이고.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