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from 여름journal 2008. 3. 24. 23:21
요즘은 여러가지 보이고 듣는 것들이 겹쳐보인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물론 훌륭했지만
삶의 버거움, 영화적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전개와 결말등을 미루어 봤을때
영화 '타인의 삶'에서 연장된, 어쩌면 그 즈음에 머물러 있는것처럼 보였고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은 읽는 도중에는 미야베 미유키의 느낌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불현듯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가  겹쳐보인다.

물론 책이든 영화든 좋은 작품이라면 한두가지 해석만 존재할리 만무하나
나는 결국 공통점들만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는건 아닌가,
이대로 책을 읽어나가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
그건 제자리 걸음일 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악인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세상엔 소중한 사람이 없는 인간이 너무 많아.
소중한 사람이 없는 인간은 뭐든 할수있다고 믿어버리지.
자기에겐 잃을게 없으니까 자기가 강해진걸로 착각하거든.
잃을 게 없으면 갖고 싶은 것도 없어. 그래서 자기 자신이 여유 있는 인간이라고 착각하고
뭔가를 잃거나 욕심내거나 일희일우하는 인간을 바보취급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안 그런가?
실은 그래선 안되는데 말이야.

덜고 더할것도 없이 나에게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에 한동안 멍해 있었다.
이토록 직격으로 당해본게 얼마만인지.
 
원래 이렇게 글을 오려내는 일도 싫어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변변찮은 이유였던 기억이 난다.

변화가 싫었던 것 뿐이었을까.
나는 정말로 가벼운 인간이구나 싶어 조금 니힐해진다.
초등학생들을 살해한 그 남자도
그 남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도
모두 이해해주고 싶었지만 결국에는
나 스스로부터 용서해줘야 하는거였다.
  

'여름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결핍 나의 연민  (2) 2008.05.11
다음주시험세개토요일  (4) 2008.04.26
Food War  (0) 2008.03.16
I'd Rather Dance With You  (1) 2008.03.15
CulturalFlavorManagementRisk  (0) 200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