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from 여름journal 2009. 1. 21. 07:27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미네르바 사건 덕분에 넷이라는 공간에 흥미를 잃었다거나,
연말연시에 망년회 쫒아 다니느라 바빴다거나,
보름만에 와우 랩 60대를 찍었다거나
그런 이유로 소흘했던건 아니다.

솔직하자면 와우는 약간.... 어느정도는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

첫번째  이유는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내가 블로깅하는 의미가 단지 개인의 만족 ,허영 때문은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다.
예전에 하루키의 신간에 대한 포스팅을 한적이 있었는데
번역자께서 답글을 남겨주셨다가 며칠후 스스로 삭제 해버리신 사건이 있었다. 
여기에는 -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 
내 글이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가능성이 존재했다.
겁이 났던 거다.
내 글이, 나 스스로가 가벼운 인간으로 여겨지는것이.

본능이라고들 말하지만
나는 호전적인 인간이고 싶지 않다.
와우 전쟁서버에 적을 두고 있지만; 평화를 존중한다.
많은 좋은 글들이 그러하듯 
내 글줄에도 즐거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
모두가 평등했으면 좋겠어요. 꿈 같이 들리는 이야기라도
이쪽은 가능한 세계이니까,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진부한 결착이지만
열심히 내공을 쌓는 수 밖에 없으니까.

-

두번째는 이사 준비로 바빴던 덕분이다.
졸업까지 두학기를 남겨놓고 학점관리와 취업준비 등 여러구실을 앞세워 회기의 캠퍼스로 옮겨왔다.
월요일엔 동사무소에서 전입 신고도 완료했다. 바야흐로 서울 시티즌이 된것이다.
기분은 의외로 덤덤하다.
새해를 와우 인던에서 맞았던 덕분에 현실감각이 무뎌진걸지도?

이사에 대해서 돌이켜보니
성인이 된 이후로 한곳에 진득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닳았다.

2003년 - 3인실 기숙사에서 생활
2004년 - 한학기 자취하고 2인실 기숙사에서 남은 한학기 보냄
2005년 - 호주에서 언어연수, 군입대.
2006년 - 자대배치 (가장 간소한 이사였던듯)
2007년 - 부대이전 (평생에 가장 힘든 이사였을것)
2008년 - 수원의 국제 캠퍼스로 복학. 자취
2009년 - 회기에 안착

안착이라는건 바램이고
내년에 취업하거나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될 경우 
양쪽 다 이사를 피하기는 힘들 듯 싶다. 
이제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아가는 느낌이랄까.

-

포스팅이 좀 늦었지만
이사도 끝났고 2008년이 비로소 정리된듯한 기분이 든다.
새해를 맞는것에도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는거지
뭐 어때.


'여름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Gone Gone Gone  (0) 2009.03.21
방학의 정리  (4) 2009.03.01
산타할아버지께  (3) 2008.12.25
지르고난뒤  (2) 2008.11.23
Part 4 - Ibm 729 Ii Magnetic Tape Unit  (6) 2008.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