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from 여름journal 2009. 7. 21. 01:35
지난 토요일 인근지역에서는 산불이 발생하였다.
현재까지 불길을 잡지못하고 있을만큼 큰규모로 번진 산불은 
인근 호수에 재를 뿌리며 숲을 잠식해가고 있다.

벤쿠버에서 생활한지 4주가 지났다.
이곳의 운전자들은 내가 길건너편 사진을 찍으려하고 있을때
브레이크를 밟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다.
헤이스팅스거리가 위험한 이유는 홈리스들이 모아둔 빈병과 캔을 
수거하는 시설이 그곳에 위치하기 때문이고
지난 주말동안 방문한 휘슬러산은 만년설이 남아있어서
여름에는 반바지에 스노보드를 걸치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는 동네다.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듣고, 책과 신문을 통해 읽었으며 
그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고작 4주가 지났을 뿐인데 많은 것들이 변했다.

넓은 도시니까 불길을 가늠할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있는 캘로나까지도
실은, 그 마음이 닿아있다. 그렇게 사라진 숲이 안타깝고 안쓰러워서,
원인을 찾아 원망을 쏟기위해 두문두문 벤쿠버의 영자 신문을 읽어 내려가고 있는 내가 있다.

홈스테이의 친구는 여행 비슷한 이유로 짐을 싸서 오늘 아침에 떠났다.  
일주일 남짓 지나면 돌아올텐데도, 
붕뜬 머리를 하고 잠에서 덜깬 목소리로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고 문을 닫는데
이기적인 마음탓에 보내는 마음이 아쉽더라.
 
이 곳을 떠날 때 즈음엔 또 다른 기분이겠지만
이 마음을 갈무리 해놓고 살아야겠다.
나는 아직도 분할만큼 어리고, 미숙해서
매 오분마다 시계를 보던 고등학교 시절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

모쪼록 산불이 빨리 진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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