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집에 내려와 있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철저하게 오프라인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발견이라는 단어가 가장 들어맞는 것 같다.
무엇보다 깊이 신경 써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너무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있는 내가 놀랍지도 않을 정도니까.
어제는 오랫동안 비가 퍼부었고 천둥번개가 밤잠을 방해할 만큼 잦았다.
군에 있었을 때 천둥번개는, 야간 초소근무를 포함한 생활반경에 있어서
생존에 위협이 되는 존재였는데-
어느덧 여름에도 굳이 긴 바지 입을 필요가 없다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고
이깟 천둥번개 정도는 두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사람이 간사한 것은 비단 내 탓만은 아니다.
옛부터 이런류의 책임뿐만이 아닌, 여름에 일어난 온갖 종류의 책임은
다름 아닌 더위의 탓으로 돌려지기 마련이었다.
책임이 더욱 무거워진 더위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는커녕
본연의 근면성실한 성격을 어쩌지 못한채
더욱 업무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그 덕분에 더위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열내는 모습으로 심기일전.
결국,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더위를 부르곤 하는 것이다.
아니 이런 헛소리를 하려고 노트북의 먼지를 털어낸 건 아니었는데,
물론 이것도 더위의 탓이지만.
좀 더 시원 할 때 다시 앉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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