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un

from 여름journal 2008. 1. 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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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항상 보던 그 해였지만
새해라고 부른다. 왜들 그러지.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새해를 찍으러
해운대에서 31일 저녁에 만났다.

밤을 지새가면서 기다렸지만
머릿속은 말끔했다.
아마도 커피를 너무 마셔대었던 거다.
 
해운대 백사장을 가득 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해가 과연 나의 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해, 남의 해를 보러온 걸까.

결국에는
내 자리를 밀치고 들어오는 아줌마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서서 셔터를 마구 눌러대었다.
새해가 뜨기도 전부터 좁은 틈에서 몸싸움이나 하고 있다니
은유라기엔 너무 지난하지 않은가.

위치 선점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가 뜬뒤에 곧장 뛰지 않는다면
오른쪽에서 두번째 붉은 간판 국밥집에서도,
버스정류장에서도 줄을 서야하는 것이다.

래밍스라고 생쥐 비슷한 생물들이 천장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게임이 있었는데
8년만에 본 신년 일출은 대체로 그런 느낌이었다.
대책 없다는 기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우리는
사진도 엄청 찍었다.
국밥도 줄서지 않고 바로 먹었고
버스에서도 앉아서 편하게 집으로 향했다.
철 지난 개그지만 솔로는 역시 강하다.

괜찮은 시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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